갑상선암 수술 리뷰(feat 반절제)

수술 당일

갑상선암 반절제 수술을 앞두고 조금 긴장이 되긴 했지만 나름대로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동안 아기를 돌보고 전화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친한 친구와 얘기를 못했어요.

공저로 함께 책을 쓴 작가님들 중 3명의 인터뷰 방송을 유튜브에서 볼 수 있는 날이라 와 작가님들이 얼마나 멋있었는지 인터뷰 보느라 소름 돋았어~ 멋짐 폭발이었어요. 이런 분들과 함께 책을 쓴 것 자체가 너무 영광이었어요. 짝짝짝~

영상을 다 봤더니 수술실에 내려갈 준비를 하자고 하더라고요. 예상보다 30분 늦은 수술. 침대에 누워 있는 상태에서 수술실로 향할 때 기분이 묘했어요. 침착하게 심호흡을 여러 번 해봤는데 수술실 문자를 보는 순간 울컥하는데 “그만하세요”라며 다시 정신을 바짝 차리고 전신마취를 하고 잠이 들었습니다.

오후 1시 33분에 수술하고 나서 1시간 후에 깨어나 병실 침대로 옮겨지는데 또 순간 울컥했어요. 걱정하는 남편과 짧은 통화를 했어요.

아프면 무통 주사 버튼을 누르라고 해서 몇 번 눌렀는데 속이 울렁거렸어요. 나는 목 수술을 했기 때문에 열받아서 토하면 좋지 않다고 해서 무통 주사를 맞고 다시 잤어요. 다시 아파서 이야기를 했더니 잠금을 해제하고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조금은 들어간다고 해서 그런 상태로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누워있는 상태에서 가끔 카톡도 해요.

작년에 세 번째 제왕절개를 하고 나서 아파서 울었던 기억이 나는데 그때에 비하면 양반인 줄 알았어요. 이 정도는…

회진 시 교수님이 절개한 부분이 기도에 너무 가깝다며 림프선을 제거한 부분에 전이는 없는지, 조직검사 결과가 나와봐야 반대편도 빼야 하는지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수술 전에 분명히 들은 내용인데 절개한 부분이 기도에 가깝다는 내용이 추가돼서 그런지 교수님의 목소리와 병원 분위기 때문인지 무겁고 무섭게 들리더군요.아무것도 없듯이.

와 누워있었는데 작가님들이 선물을 보내주셨어요. 나는 해준 것도 없는데 매번 받기만 하면 되나 너무 감사하고 감동했어요.

저녁이 되어서야 물 한잔 마실 수 있었는데 쉽사리 진행이 안 됐어요.

수술 이틀째

수술한 다음날부터 죽을 먹을 수 있고 그다음 날은 부드러운 음식을 먹을 수 있다고 해서 죽을 먹을 시간만 기다렸는데 제 체력 문제였던 것 같아요.

며칠전 감기로 꾸벅꾸벅 졸았는데 또 두통… 식은땀… 열받아서 죽은 손도 대지 않고 물만 겨우 마셨네요.

목소리가 완전 말라서… 통화할 때 어려움도 있고 회진 때 교수님이 들으니까 목소리 왜 그러냐고… 이건 갑상선 문제가 아니라 감기 때문인 것 같아요.

점심은 겨우 국물하고 두부만 먹은 것 같아요. 도저히 들어가지 않아서 먹을 수가 없었어요.

목 운동법을 알려주니까 물리치료실에 다녀오라고 했는데 혼자 못 가면 도와준다고 하는데 너무 아파서 눈물이 났어요.

도저히 못 간다며 다시 누워 있었어요. 저녁이 되니 제대로 식사다운 식사를 했네요. 단식이 시작되고 5끼 못먹어서 이제야.. 잘 먹었더니 좀 살 것 같았어요.

밤 10시에 링거를 다 뽑고 가벼운 몸이 되었지만 계속 누워있었네요.

수술 사흘째

벌써 깨달은 날이에요. 수술 후 꼬박 하루 반나절 누워 있으면 컨디션이 조금씩 회복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밤 12시부터 일어나서 앉아있네요. 푸핫 주간일기를 쓰고 혼자 놀다가 다시 새벽에 잔 것 같아요.

몸이 좋아서 아침 식사 시간이 기다려져요. 옆에 계신 분이 보니까 본인은 밥이 아니라면서 반찬도 다 심심해서 못 먹었다고 하더라고요.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만, 환자에 따라 음식이 다르군요.사실 옆분은 당뇨병이라고.

수술 나흘째

아침에 교수님의 회진을 받고 배관을 드디어 분리했습니다. 다행히 괜찮다고 해서 다음날 퇴원확정입니다.

아기 안아도 되냐고 다시 한번 물어봐서 저는 다음날 퇴원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을께요.

지난 8월 22일에 아기 영유아 건강검진을 하면서 소아과에서 체중 10.2kg이라고 했는데 수술 때문에 엄마가 아기를 돌봐주는데 소아과에 간 지 일주일도 안 됐는데 아기 체중이 11.4kg이 된 네, 남편 말로는 계속 먹인대요. ㅋㅋㅋ할머니에게 아기를 맡기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잘 아는 순간이에요. 집에 가면 아기가 무거워서 안아주지 않을지도 몰라요.ㅋㅋㅋㅋ

저번에 못 갔던 재활센터 물리치료실에 내려가서 목 운동하는 법을 배워왔어요.

환자식은 일반식과 선택식 중에서 메뉴를 선택할 수 있게 해주었고 아침에는 누룽지, 점심에는 볶음밥을 먹어보기도 했습니다. 뭐니뭐니해도 빨리 집에 가서 집밥 먹고 싶네요.

퇴원 당일

이날이 얼마나 기다려졌는지 병원에서는 간호사분들이 오가기 때문에 하루가 정말 빨리 시작됩니다.퇴원할 시간도 너무 기다려지네요.

교수님은 목운동을 계속하라는 말씀과 함께 외래진료 때 조직검사 결과를 보자고 하셨죠.

3일 후에 외래진료 예약을 해놓고 필요서류는 그때 와서 받으면 된다는 얘기를 듣고 저는 5박 6일간의 입원일정을 마칩니다. 아직 검사 결과가 남아 있지만 앞으로 수분 섭취, 식단, 운동과 마음가짐에 더 신경 쓰자고 다짐할게요.

많은 분들의 응원을 받고 씩씩하게 수술하고 퇴원하겠습니다.

오늘도 감사합니다. ❤️

행복하게 놀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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