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전날: 입원) 나의 갑상선 암 이야기 (20220110

시간이 흘러 수술 전날에야.약 20일 전부터는 밤에 잘 때 며칠 더 남았다. 집에서 자는 건 이제 몇 번 남았어소풍이나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어린아이처럼 세어보는 셈이다. 모두가 그렇다. 입원하는 그날까지 내 결정이 모두 옳았는지 자신에게 묻고 또 묻는다.결정장애가 아니라 누구나 그렇게 생각하는 게 옳은 것 같다. 왜냐하면 암이니까암 앞에서 누군가는 쉽게 결정할 수 있을까?

아무튼 입원 전날까지 걱정과 고민이 많았는데 수술 전날. 그래서 입원하는 날은 마음 편하게 집을 나설 수 있었다. 이날은 시아버지 어머니가 병원까지 태워다 주셨다.차에서 내려 병원 전경을 찍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갤러리를 보니 없네. 어차피 여러 사람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쓰는 글, 사진이라도 올리면 그럴듯해 보이지 않을까 했는데 하지만 병원 전경의 사진이 큰 의미가 있는 건 아니니까.

코로나 때문에 입원 절차와 면회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우선 입원 절차 기준으로 72시간 안에 결과가 나온 검사지가 있어야 한다. 나 같은 경우는 월요일에 입원했으니까 금요일이나 토요일에 검사해야 해. 아내는 금요일에 내가 토요일에 검사를 받고 이메일로 제시를 했다.

병동은 크게 둘로 나뉜다. 간호병동과 일반병동이다. 간호병동은 글자 그대로 간호사가 상주하면서 보호자 역할을 대신하지만 중앙대의 경우 일반 병동이 매우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간호병동으로 크게 전환되는 추세라고. 간호병동은 보호자가 일 최대 4시간까지 병실에서 면회할 수 있다. 면회라고 해서 로비 등에서 만나는 것이 아니라 병실에 함께 있을 수 있는 것이 그렇다. 일반 병동은 이와 반대로 보호자가 계속 상주하고 보호자가 함께 먹으려고 머물면서 환자를 보호할 수 있는 병동이지만 한번 나가면 들어갈 수 없는 것이 원칙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는 아내가 일주일 내내 휴가를 냈지만 육아 등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몰라 간호병동으로 정했다. 수술 당일 보호가 필요하고 간호사만으론 부족하지 않냐고? 내 경우에는 충분했다고 생각해. 그럭저럭 잘 될 거야.

간호병동의 보호자 면회 관리는 그리 타이트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하루 최대 면회 시간이 4시간이지만 이 역시 단지 방문자가 수기로 입력하는 개념으로 솔직히 환자나 다른 사람이 현관을 열어주면 누구나 들어갈 수 있다. 그런 거 많이 보기도 했고

1층 입원창구에서 간호병동으로 수속을 밟으니 와 나는 2인실이다. 회사에서 급여 항목은 모두 지원해주니 내심 2인실을 배정받고 싶었지만 잘됐다. 당연한 얘기지만 2인실의 경우 화장실도 둘이서만 쓰고 TV도 둘이서만 본다. 단, 냉장고는 함께 공용으로 사용.아 그리고 내 자리가 창가였어. 럭키! 아크로리버하임에 숨는데 어쨌든 한강 뷰야. 서장훈 빌딩도 보이네.대학원 다닐 때와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아크로리버하임 빼고…

키나 체중계량 환자복으로 갈아입으면 혈압을 순서대로 재고 체온계로 간호사가 들어온다.수술 전날이라 수술 바늘이 들어가도록 팔에 주사도 놓지만 일반적인 채혈 주사와는 달리 바늘이 커서 상당히 아프다. 병은 고사하고 한 방에 놓칠 수 없어 몇 발을 놓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렇게 하면 팔에 멍이 들어서 많이 아파… 그밖에 생각나는 것은 수술 때 입듯이 압박스타킹을 올리고 간다. 이게 가장 큰 사이즈인데 내일 새벽에 입어달라고 그리고 레지던트 의사 같은데 로봇 수술을 하시는 분은 제모해야 한다며 겨드랑이를 밀어준다. 무릎 수술할 때는 제모 크림을 주고 바르라고 했는데 어쨌든 그게 중요한 건 아니니까…

초저녁 회진을 하는데 내일 수술해 주는 송라영 선생님도 이때 만난다.간단히 수술에 대해 질문할 텐데, 그 전날 갑상샘포럼 카페에서 로봇수술이 많이 아프다고 했던 사람이 떠올라 수술시간을 물어봤다. 일반 절제는 보통 1시간, 로봇수술은 4시간 정도 걸린다고 한다. 이것도 회복시간을 제외하고 수술시간만 그렇다. 아… 4시간동안 수술대에 누워있다고 생각하니 회사에서 지원이 나와도 보통의 수술을 할걸.. 후회된다. 그리고 로봇수술도 나는 전날까지 오른쪽 반절제니까 오른쪽 겨드랑이로만 로봇이 들어올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양 겨드랑이와 양바퀴 4곳에 로봇이 들어온다. 피부층 밑으로 들어온다는데 한방병원에서 짜증나게 침을 놓는 것처럼 생각하면 될까. 수술이 끝나면 당일에도 팔을 어느 정도 쓸 수 있다고 하지만 이때까지는 믿지 않았다. 너무 아픈 줄 알았어

아무튼 이렇게 하루를 마치고 아내는 집에 누운 환자분과는 이날까지는 별로 얘기를 하지 않았는데 알고 보니 나와 같은 갑상선 수술을 받는 편이었다. 유사한 환자끼리 같은 병동을 배정받을 수 있는 시스템인 것 같다.

밤에는 무척 추웠는데 뒤늦게 찾아온 감기 때문에 고생했다.한두 시간 가량 몹시 추웠다. 창가의 히터를 최고로 올리고 이불도 모자라 입고 온 패딩까지 뒤집어썼다.땀이 나는데도 춥다. 오한이 온 것이다. 참고 간호사를 불러내서 열을 재니까 38.2도 카톡으로 정형외과 의사 지인에게 물어보니까 38도가 넘으면 수술 홀딩이 된다던데 머리가 더 아파 그럼 내일 그냥 집에 갈 수도 있나? 그럼 나 수술 언제 또 날짜 잡아? 이래서 생각이 많았는데잠시 후 아주 젊은 의사가 찾아와 해열진통제 100cc 투여해 나갔다. 그래서 새벽 6시에 다시 눈을 깜박거리다 깼다.

아, 올 게 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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