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팸 감독: 김진영 출연: 박효주, 김민재, 차선우, 경다은, 박재준 관람일: 2022년 10월 4일(2022-106) 개봉일: 2022년 10월 19일 셋째 아이의 비극적인 죽음 이후, ‘현우(박효주)’와 ‘석호(김민재)’ 부부는 새 아이의 입양을 결심한다. 하지만 입양 온 ‘이삭’에게 죽은 아이가 보이고 이웃 ‘영준(차선우)’은 이들 가족의 비밀을 다 아는 것처럼 행동해 기이한 일들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데…. 과연 눈앞에 보이는 것만이 진실일까.
영화 ‘매혹’ 리뷰
올 가을에는 특히 미스터리 스릴러나 공포 장르의 작품이 꽤 개봉하는군요. 오는 10월 19일 개봉이 확정된 한국 미스터리 공포영화 ‘미혹’을 극장에서 앞서 만나왔습니다. 이 영화 제목에서 뭔가 끌리는 듯한 기분이 드는 작품이었는데요. 탄탄한 연기력으로 그동안 많은 작품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던 배우 박효주가 주인공으로 나서는 작품이라 더욱 이 미스터리 공포가 어떤 이야기를 담아낼지 궁금했습니다. 여기에 감초 같은 김민재 배우의 중심과 아역 배우들의 호연, 그리고 깜짝 등장하는 차선우의 미스터리한 캐릭터까지 다양하게 호기심을 자극하는 작품이었습니다. 영화를 보면 ‘이사크’라는 아이를 입양하는 목사 부부의 모습으로 시작됩니다. 정말 따뜻한 광경에서 따뜻한 장면이어야 할 부분인데, 아이를 입양하는 부부의 시선이 날카롭고 시원해 무표정의 이삭 역시 혹시 이 입양이 집안 불안의 전조가 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을 안고 시작됩니다. 이 불안하고 기묘한 분위기는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지배하게 되었습니다. 말 그대로 관객을 현혹시키는 작품이 영화 ‘미혹’이 아닐까 싶습니다.
- 아들의 죽음에 관한 미스터리
- 보통 아이를 잃은 집이라면 나머지 가족들이 그 슬픔을 어떻게든 잠재우고 봉합하려고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그 거대한 슬픔은 경험해 본 적이 없는 우리는 모르니까. 이곳의 현우(박효주)와 석호(김민재) 역시 사랑하는 셋째 아들 한별을 사고로 잃었습니다. 그 충격이 너무 컸던 나머지 현우의 불안은 일상을 조금 먹고, 그런 현우를 지켜보던 석호는 한별을 대신할 아이 ‘이삭’의 입양을 결정합니다. 봉합도 다듬지도 못한 그 상황에서 또 다른 아이 ‘이삭’이 그들의 집에 오게 되고, 이삭은 자꾸 죽은 한별을 보게 된다는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죽은 아이가 왜 물에 젖은 모습으로 자꾸 이삭에 나타날까. 이삭의 이 행동은 점차 한별의 죽음과 관련된 비밀을 품고 있는 가족의 불안으로 전이되고, 보이지 않게 죽은 한별에게 현혹된 가족들은 어떻게든 그 과정과 기억을 떨쳐내며 몸부림칩니다. 그 발자국은 점차 늪으로 변해 깊어지고 수면 위로 아들 한별의 죽음에 관한 비밀이 점점 떠오르기 시작합니다.
- 홀려서 깨닫지 못하는 그 ‘기도’.
- 영화의 채도가 너무 어둡고 습하다는 느낌이 컸던 <방황>은 그런 분위기를 압도하는 기세로 관객들을 미스터리 공포로 점차 현혹시키려 시도합니다. 모성애가 짙은 현우로 보이지만 그런 현우를 믿지 못하는 남편 석호. 그리고 이들 부부가 운영하는 교회에 예배하러 오는 미스터리한 남자 영준과 그리고 어딘지 모를 불안감을 안고 있는 이삭을 맞이한 세 아이들까지 분위기는 계속 무슨 일이 일어날 것처럼 예민하고 날카롭습니다. 특히 부부의 장녀인 주은(경다은)은 이삭이 집에 온 그날부터 계속 이삭을 경계하며 밀어냅니다. 특히 죽은 한별 이야기를 자꾸 하는 이삭을 악마라고 부르며 동생들과 뭔가 홀린 듯 무섭게 기도하는 모습이 심상치 않아 보입니다. 딸 주은의 행동이 선을 넘은 판단을 하고 심하게 화를 내는 현우를 또 과민반응이라고 주은을 감싸는 석호. 이 사이클은 영화 ‘미혹’의 그림자를 짙게 합니다. 숨겨진 이야기가 수면 위로 드러날수록 이미 그것이 진실인데 계속 영화를 의심하게 되는 저를 발견하게 됩니다. 뭔가 또 다른 장치가 있지 않을까 하는. 그렇게 무심코 이 영화에 현혹되어 버린 저를 발견하게 됩니다.
- 트라우마가 낳은 괴물 같은 공포
-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 가족에게 ‘한별’의 죽음은 큰 충격이었을 것입니다. 사고사로 종결됐다지만 눈앞에서 아들을 잃은 현우와 마찬가지로 동생의 죽음을 눈앞에서 목격하게 된 아이들의 트라우마까지. 이 트라우마는 지워지지 않는 상흔처럼 그들의 마음속에 남아 언제든 그들의 뿌리를 뒤흔드는 상처로 공포가 되는 시한폭탄이 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그걸 모성애라는 이름으로 덮으려고 해도 처음부터 말도 안 되는 얘기였어요. 내내 기분 나쁜 분위기로 지배하던 영화 ‘방황’은 결말에 이르러서는 이 일그러진 모성의 민낯을 가감 없이 휘두르는데, 이것이 아무래도 트라우마가 낳은 괴물 같은 공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습니다. 아직도 정현우의 마지막 장면이 솔직히 이해가 안 되는 게 제가 부모가 안 된 입장이어서 그럴 수도 있는데 이걸 왜곡된 모성과 얘기하기에는 사건이 너무 진행된 게 아닌가 싶어요. 아무튼 마지막 장면은 보신 분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이날 영화가 끝나고 배우와 함께하는 영화 ‘망설이’의 GV도 준비되어 있어 영화에 대한 이야기와 궁금했던 점을 들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연기적인 새로운 경험이었다는 박효주 배우와 차선우 배우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계절감이라는 게 있는데 괜한 이 영화는 저리고 미스터리한 기운이 이 계절과 정말 잘 어울리는 작품이 아닐까 추천하면서 영화 ‘망황’의 리뷰를 마치겠습니다.동영상/이미지 출처; 네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