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경제 활동을 마치고 느끼는 어려움에 대한 글이에요.안정된직장생활을하다가퇴직한사람에대한포커스입니다.이 밖에도 돈벌이가 어려워진 자영업자에게도 비슷한 내용입니다.Per-on문임을 밝힙니다.

구글에서 retirement 검색하면 이런 이미지다. 서양의 은퇴와 한국의 은퇴는 큰 차이가 있는 것 같다.은퇴라고 하면, 한가로운 노후를 상상하고 있던 시대가 한때 있었다. 평생 일한 대가로 퇴직금이 있고, 자기 명의의 집도 있고, 아이도 취직해서 자신을 생각하면 불안하지 않다. 하지만 지금은 언제 해고될지 몰라 집은 모두 은행에 담보가 잡혀 있고 아이도 비정규직으로 불안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과거에는 너무 바쁘게 일했지만 은퇴 후에는 너무 무의미한 삶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았다. 지금은 게다가 노후대책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다.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과연 지금 가진 돈으로 몇 살까지 버틸 수 있을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은퇴 후 겪는 가장 큰 공포는 금전적 압박이다. 아이를 키우며 생계를 유지하다 보니 저축은 옹강 샘심 빚만 잔뜩 낀 상태에서 은퇴하는 실정이다. ‘어떻게 되겠지’라는 생각을 하며 1년을 미루고 은퇴를 하게 된다. 머뭇거리다가 이렇게 된 것이다. 국민연금을 제외하면 소득원이 하나도 없는 상황을 접하면 공포가 커진다. 조금 모아둔 돈이 있어도 불안하긴 마찬가지야. 임대 수입이나 금융 소득이 고정적으로 없을 경우 어떤 돈을 줄여야 한다. 정해진 돈을 곶감처럼 쓰기 시작하면 줄어드는 은행 잔액을 보며 스트레스를 받는다.
은퇴해 돈을 벌지 못하면 심리적으로도 위축된다. 직장인들이 월급 몇 만원 더 받으면서 적은 월급으로 목숨을 거는 이유는 자존심 때문이다. 다른 사람보다 많이 받는 만큼 가치가 인정되는 것이고, 다른 사람보다 적은 만큼 무능력하다. 그러나 은퇴해 돈을 벌지 못하게 되면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나 자존심이 무너져 내린다. 특히 돈을 벌어오지 않으면 가족들이 자신을 무시할까 두렵다. 같은 말도 다르게 느껴져. 돈을 벌 때 아랑곳하지 않던 가족의 한마디가 자신을 무시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여자들은 식당의 허드렛일이요, 청소요, 간병인이며, 몸이 움직이는 한 자기 일을 찾는다.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기업 환경이 바뀌고 기회가 늘어난다. 하지만 남성들은 경비를 제외하면 실제로 해야 할 일이 분명치 않아 스트레스가 더 크다.
돈은 없는데 시간이 너무 많은 것도 탈이야. 돈도 많고 시간도 많으면 인생이 즐겁다. 매일 골프를 치고 여행하며 살면 된다. 반면 돈은 없는데 시간이 많을 경우 생활이 힘들다.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돈이 들어. 처음 한두 번은 친구가 얻어먹을 수 있지만 나중에는 그것도 깨닫는다. 그래서 하루 종일 집에 있게 된다. 남편이 은퇴해 전업주부인 아내와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낼 경우 집에 있을 테니 어떻게든 이것저것 해달라고 주문하게 된다. 남편 입장에서는 별거 아니지만 아내 입장에서는 하지 않았던 일을 하게 된 셈이다. 일이 늘어난 아내는 초조하고 남편은 외로움을 탄다. 여성이 은퇴할 경우 역시 갈등이 발생한다. 남편은 지금까지 일한다는 핑계로 여자가 집안일에 소홀했던 것 같아. 은퇴한 아내에게 이것저것 주문을 한다. 아내는 과거에는 부탁하지 않았던 일을 남편에게 부탁하는 것이 기분 나쁘다. 다투게 되다.
직장생활을 할 때는 소속된 집단이 있고 매일 만나는 사람이 있다. 은퇴하면 소속 집단도 사라지고 매일 만나는 사람도 사라진다. 은퇴할 정도의 나이가 되면 회사에서 쉽게 무시당하지 않는 존재다. 직급이 있을 경우 내 말을 따라야 하는 부하직원이 있다. 직급이 없어도 경륜 때문에 어느 정도 존중받는다. 하지만 회사를 그만두면서 집단 내에서 당연히 받던 존중이 사라진다. 이런 식의 존중은 다른 어느 곳에서도 보상받을 수 없다. 그리고 회사를 그만두면 만나는 사람도 없어진다. 회사에서 나쁜 일이 있으면 집에서 위로를 받으려고 해. 반대로 가정에서 어려움이 있을 때 회사에서 일할 때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 하지만 직장에 다니지 못하고 함께 일하며 이야기하던 동료가 사라지면 인생의 고통은 더 심해진다.
회사라는 우산이 없어지는 순간, 우리는 우리가 아무것도 아닌 존재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래서 다시 일자리를 구한다. 은퇴를 앞두고 주변 사람들을 만나면 언제든 부탁만 하면 함께 일하는 것처럼 겉치레 말을 한다. 혹시 월급 때문인가 싶어 자존심을 접고 주어진 것을 받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연락은 오지 않는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다. 늙은 자신과 일한다는 것 자체가 갑갑한 것이다. 일자리가 없다는 현실이 자신에 대해 무가치하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우울해서 화가 나다
그러나 분노에 사로잡혀서는 안 된다. 우울함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일단 무엇이든 일을 해야 한다. 은퇴 후 처음에는 뭔가를 배우러 가기도 한다. 그러나 돈이 벌리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서예를 배우든 운동을 하든 생산적이지 못한 것 같다. 그래서 늘 2%가 부족하다. 돈이 안 벌리니 그런 거야. 아무리 회사에서 경력이 오래되었어도 이제는 쓸모가 없다. 특히 관리직이 문제다. 본인에게는 자랑스러운 경력일지 몰라도 새 고용주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뿐이다. 경비업무든 택시운전사든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
나를 알아주는 곳은 없고, 그렇다고 뭘 할 수 없다는 생각에 절망하다 보면 장사나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 달 놀고, 두 달 놀고, 반년 놀고, 1년 놀고 있으면 인생이 외롭다. 일을 하고 싶지만 일이 없다. 그러다가 가게를 차린다. 남이 할 때는 안 된다고 말렸지만 자기가 하면 될 것 같아. 특히 좋은 직장에서 좋은 대우를 받은 분의 경우 내가 하면 어떻게 될까. 무섭지만 설마 망하리라고는 생각 안해. 실패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회사가 필요로 하는 덕목과 장사에서 필요로 하는 덕목은 전혀 다르다. 수십년간 회사를 등지지 않고, 일하고 있는 쪽이 김밥 한 개 먹고 ᅢᆫ를 내는 고객을 접하는 것은 쉽지 않다. 본인은 웃겠지만 고객은 무뚝뚝하다고 생각한다. 기술이 있어야 한다고 나름대로 요리도 배웠지만 요리도 재능이다. 결국 다른 사람들을 채용해 가게를 운영하게 된다. 하지만 회사에서 과거 부하를 대하듯, 가게에서 직원들을 대하면 남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 손님도 없고 점원도 떨어지면 가게는 망하게 마련이다.
돈을 벌기 위해 투자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젊어서부터 부동산에도 투자하고 주식도 한 분은 몰라도 나이가 들어 처음 투자하면 실패하기 십상이다. 부인은 남편, 남편은 부인 말을 들어야 한다. 흔히 은행이 이자보다는 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은행에 돈을 맡기면 원금을 잃는 일이 적지 않다. 상가 주식 부동산 등 원금에 손해를 봐서는 안 될 정도다. 은퇴하면 더 들어올 돈이 없다. 노인의 돈은 만지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사기꾼이 있다고 한다. 일을 해서 다시 벌어서 돈을 모을 방법이 없으니 노인이 가장 끈질기게 사기꾼을 추격한다는 것이다. 투자를 할 때는 아내는 남편이 말리고 남편은 아내가 말리고 부모는 아이가 말리면 안 된다. 말리는데 손해를 보면 부부관계도 끝난다. 그렇다고 몰래 하면 끝장이야. 부모가 돈을 낭비하면 아이들과도 소원해진다. 아이들은 어차피 날릴 돈이라면 나한테만 물려주지 그랬느냐며 부모를 원망한다.
벌이는 돈 없이 쓸 수 있다는 불안에 시달리다 보면 사업이든 투자든 돈을 늘려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힌다. 하지만 돈이 줄어드는 것이 불안하다면 소비를 줄이는 것이 가장 명확한 방법이다. 그러나 소비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줄어들지 않는다. 은퇴를 몇 년 앞두고 서서히 소비를 줄여야 한다.
그리고 아프지 말라. 자주 스트레스를 받아 병에 걸렸다고 한다. 그럴 수도 있어 그러나 몸이 아프면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 100% 확실하다. 몸이 없으면 마음도 없다. 따라서 건강검진은 필수다. 한국인의 3분의 1 이상이 암에 걸린다. 1억을 모으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1억을 아끼는 일이다. 암을 조기에 발견해 완치하는 것만으로도 1억 이상을 절약할 수 있다. 그리고 술은 나이가 들수록 약해진다. 보약을 먹는 대신 술부터 끊어야겠어. 그리고 완치에 대한 환상을 위해 건강식품을 먹는 대신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약을 매일 자주 먹어야 한다. 몸을 잘 지키는 것이 마음을 잘 지키는 것보다 중요하다.
남자들은 이혼당하지 않도록 아내에게 잘해야 해. 나이가 들수록 여자는 남자가 없어도 잘 산다. 차라리 홀가분하게 살다. 지금까지는 돈을 벌어오기 때문에 아내가 참고 살아갈 경우 남편이 돈을 벌어오지 않으면 함께 살 이유도 줄어든다. 그러나 남성은 여성이 하루도 없으면 곧바로 비상이 걸린다. 빨래, 청소, 요리 하나 혼자 할 수 있는 게 없어. 하지만 평생 싸우며 살았던 부부가 은퇴하면서 사이가 나빠지지 않는다. 더 이상 사이만 나빠지지 않았으면 좋겠어. [달라졌어요]같은 TV 프로그램을 보면서 억지로 가까이 가려고 하지 말자. 그러다가 사이가 더 멀어진다.
아이를 대할 때는 따뜻하게 하자. 늙어서 요양병원에 입원하면 자녀 면회 오기를 기다리며 살게 된다. 아이가 찾아오지 않아서 슬프다. 만약 살다가 자식과 떨어지면 자식과 화해하자. 아이와 화해하려면 말은 줄이고 가급적 아이 이야기를 많이 들어야 한다. 그리고 아이가 뭐라고 하면 무조건 잘했다고 칭찬하자. 내가 말려도 안 들어. 이래라저래라 할 바에야 네가 옳다며 뜻을 상하게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증여는 하지 않겠다. 목돈도 주지 말자. 아이들이 부모를 찾아오는 이유의 상당수는 돈 때문이다. 증여할 돈이 없으면 자녀들이 더는 부모를 찾지 않는다. 그냥 볼 때마다 조금씩 돈을 뜯어주는 게 최선이야. 크든 작든 돈을 받는 맛에 자식들도 손자손녀들도 심심찮게 찾아온다.
은퇴 후에는 되도록 살던 대로 사는 것이 바람직하다. 은퇴해서 소비를 줄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