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과학 영화의 황당한 스토리를 좋아하지 않는다. 현실 생활이 워낙 흥미진진하고 긴장되고 고통까지 돌아가지만 미래 SF까지 감상할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SF가 주요 주제인 미국 할리우드 영화는 개인적으로는 비춰낸다.
주식시장에도 최근 들어 황당한 스토리 테마가 대거 등장했다. 시중에 돈이 넘쳐흐르면 속칭 유동성장세(과거 금융시세라고 불렀던)가 팽창하면 주가 상승에 변명이 필요해 자연히 황당한 테마가 곳곳에서 생겨난다. 최근 요구르트로 코로나를 막자는 해프닝 막장극은 극단적인 황당 테마 사례다.
따라서 초대형 유동성 주식시장에서는 대인배상적으로 새로운 주가상승 테마를 즉시 인정하면 투자수익을 얻고, 합리적 이성을 중시해 꼼꼼히 계산하면서 시간낭비(?)하면 투자기회를 잃어버린다. 개인적으로는 후자의 스타일이다. 그래서 유동성장세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적성에 맞지 않는 것 같아.
자율주행 자동차의 주제는 황당한 스토리(완전히 개인 생각)로 내 눈에는 비쳤다. 그래서 구경만 하다가 놓쳐버린 황금잉어가 되고 말았다. 그런데 비슷한 생각을 부각시키는 기사를 발견했다. 조선일보에 나온 그 기사를 읽으면서 정신승리를 느낀다. 현실 주식투자 이익 대신 정신승리로…
공감하시는 분만 조선일보의 그 기사 열독을 추천. 그래서 여기에 옮겨놓는다. 이달 7일자에 나온 지나간 기사다.
(구글웨이모 CEO 존 크래프칙 돌연사퇴/
인류의 삶을 획기적으로 바꾸겠다던 자율주행차에 대한 장밋빛 환상이 흔들리고 있다. 전 세계 자동차·IT 기업들이 잇따라 상용화 일정을 5~6년씩 미루고 있어 아예 개발을 포기한 곳도 있다. 지난 2일(현지시간)에는 세계에서 가장 앞선 자율주행차 기업인 구글 자회사 웨이모의 존 크래프틱 최고경영자(CEO)가 “내 인생의 정점이던 웨이모에서 물러나겠다”며 돌연 사임했다.상용화 일정이 계속 지연되면서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졌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자율주행차가 단기간에 현실화될 것이라는 예측 자체가 과장이었다고 지적한다. 제한된 조건이 아니라 실제 도로를 자유자재로 달리는 자율주행차는 아직 먼 미래의 일이라는 것이다.
2025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 같아/
자동차 전문가로 2015년 구글에 합류한 크래프 규칙은 자율주행 업계를 이끌어온 상징적 존재다. 2016년 구글 자율주행 사업부를 웨이모로 분사해 본격적인 상업화에 나섰고 2017년 애리조나에서 세계 최초 자율주행 택시 시범 서비스를 구현했다. 피아트크라이슬러, 재규어(자동차 제조), 리프트(차량 공유) 등 글로벌 기업을 모아 자율주행산업협회를 설립한 것도 크레이프 규칙이다.그는 사임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외신들은 웨이모의 현 상황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2020년이 목표였던 웨이모의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는 미뤄지고 있어 조 단위의 누적 적자가 쌓이고 있다. 1750억달러(약 197조원)까지 치솟았던 웨이모의 기업가치는 현재 1000억달러 수준으로 40% 이상 폭락했다.
미국 CNBC는 “클래프칙 퇴장은 자율주행에 대한 희망이 과장됐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거의 모든 기업에서 현실화가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자율주행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센서나 카메라의 정확도, 데이터를 분석하는 소프트웨어 성능, 실시간으로 돌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끊김과 지연 없는 통신 등 모든 기술 분야가 자율주행차의 안전을 담보하기에는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웨이모뿐 아니라 다른 자동차·IT 기업들의 상용화 계획도 잇따라 늦어지고 있다. 2018년 자율주행 택시를 출시하겠다던 GM은 2025년으로 계획을 수정했고 BMW 포드도 2025년 이후를 내다보고 있다. 올해 자율주행 서비스 출시를 자신했던 인텔 자회사 모빌아이는 올해 초 “2025년 자율주행용 반도체 칩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2014년 자율주행차 프로젝트를 처음 시작한 애플은 지난해 3만263km의 자율주행 테스트를 진행해 233km마다 차선이탈 문제가 발생할 정도로 기술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웨이모와 함께 업계 선두주자로 꼽힌 카셰어링 기업 우버는 “수익성이 없다”는 주주 압박에 지난해 말 사업부를 매각했다. 현재 자율주행 상용화가 곧 가능할 것으로 자신하는 사람은 테슬라 일론 머스크 CEO 정도다. 머스크는 지난해부터 “곧 자율주행차 서비스를 출시하겠다”는 말을 반복하고 있다. 그러나 CNN은 “마스크 자율주행은 자동차 업계에서 말하는 자율주행과는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테슬라의 목표가 사람 개입이 최소화된 자율주행 기능이지 운전자가 필요 없는 완전한 자율주행차는 아니라는 것이다.
법적 윤리적 문제도 산적/
자율주행 상용화를 가로막고 있는 것은 기술적인 문제만은 아니다. 자율주행차 개발이 활발한 미국에서도 애리조나·캘리포니아·네바다 등 일부 주에서만 자율주행 관련 규정이 마련돼 있을 정도로 관련 법규 제정이 늦어지고 있다. 보험사들도 자율주행 테스트 모델에만 특약을 걸고 한정된 보상만 하고 있다. 2018년 3월 애리조나에서 발생한 우버 자율주행차 대인 사망 사고의 경우 책임 소재를 밝히는 데만 1년6개월이 걸렸다. 소프트웨어 오류인지, 차량 하드웨어 문제인지, 탑승한 관리자의 조작 오류인지 등 기존 사고보다 조사해야 할 사항이 매우 많은데다 명확한 판단 기준도 없기 때문이다.
차두원 모빌리티연구소장은 “한정된 지역에서의 제한된 운행이 아닌 상용서비스가 되기 위해서는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법적·제도적 동의가 필요하다”며 “긴급한 상황에서 운전자나 보행자 중 누구를 보호하도록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하는지 등의 윤리적 문제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관악산 고찰, 연주암의 봄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