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이란 말이 나온 지 세월이 넘었다. 그동안 자율주행차에 발을 들여놓았던 회사는 겉으로는 잘 보이지 않았지만 살아남기 위해 혹은 자동차 생태계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많은 궁리를 하고 막대한 규모의 투자하면서 나름대로 전열을 가다듬어 왔다. 그리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지난 몇 년 사이에 벌어진 일을 보면 한마디로 자동차가 더 이상 자동차가 없다는 말이 가장 적합한 말이 아닐까 싶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가 자동차가 점점 심하게 디지털화되어 간다는 구상이다. 그로 인해 반도체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회사들의 영향이 매우 세어왔다. 기존 자동차업체와 업계를 주도하던 대형 부품업체의 위상은 상대적으로 크게 후퇴할 수밖에 없었다. 이전에 컴퓨터에 삽입할 칩을 만든 회사, 예를 들어 인텔, 엔비디아, AMD 이런 회사들이 모두 자동차용 SoC(System on Chip)를 창출하겠다고 나섰고, 이 친구가 만든 새로운 SoC는 이전에 자동차에 장착된 수많은 컨트롤러들을 (엔진제어, 변속기제어, 섀시제어 등 많게는 120개까지 장착된다.) 몇 가지 안 되는 제어 영역으로 통합하고 있다. 좋은 말로 통합이지 기존에 이런 생태계를 유지하던 많은 제조사들에게는 죽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자율주행 방식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예전에는 자동차에 라이다, 레이더, 카메라, 초음파 센서 등 센서를 많이 장착해 자동차가 하나의 독립적인 센싱으로 판단을 하고 그에 따라 독립적인 움직임을 하는 그야말로 ‘독립적인 자율주행’ 쪽으로 가는 추세였지만 이후 5G 등으로 통신기술이 너무 빨라지고 (앞으로도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어) 에지 컴퓨팅, 클라우드 컴퓨팅과 같은 네트워크를 이용한 분산제어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이는 자동차 안에서 모든 것을 처리할 필요가 없는 필요한 센서 신호만 클라우드로 전송하여 판단과 제어는 기술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경제적이다.
우리나라처럼 통신 인프라가 갖춰진 나라에서 모든 자동차도에 정밀 지도를 포함한 자동차와의 통신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그렇게 되면 사람이 직접 하는 운전은 목적지로 이동하기 위한 최소한의 보조적 기능으로 전환되고 많은 부분이 자율주행으로 전환될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자동차가 운전자의 핸들 조작인 위치를 찾는다는 기계라는 개념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촘촘하게 깔린 공간의 네트워크에서 자동차를 움직이는 시스템에 (자율주행 네트워크) 내 차를 로드하면 그 시스템이 나와 내 차를 내가 정한 목적지로 마음대로 데려다주는 그런 개념이 될 것 같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재미있고 안전하고 편하고 모두 좋다. 그런데 제작자 입장에서 보면 꼭 재미있는 스토리만은 아니다. 수많은 관련 산업이 재편돼야 하고, 그 중에는 일자리를 잃는 사람도 많이 생길 것이고, 자동차 업계의 주도권이 자동차 제작자가 아닌 통신, 혹은 시스템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업체로 넘어가게 될 것이다. 아직 시스템 반도체와 소프트웨어(혹은 알고리즘) 분야에서 강력한 주자가 없는 한국에서 ‘누가 자동차의 주도권을 잡을까?’ 내가 보기엔 아직 100% 오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