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벌주의 음주운전 접촉사고

우리나라는 교통사고가 나면, 그리고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가 되면 일단 병원으로 달려가곤 합니다. 그리고 다양한 조건으로 입원이 가능하다면 입원을 하게 됩니다. 그래야 이른바 합의금 명목으로 상당한 배상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부상이 없음에도 합의금을 받기 위해 눕는 행위는 보험사기죄에 해당합니다. 특히 입원해 몇 백만원 또는 그 이상의 보험금을 받게 되면 단순 벌금형에 그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교통사고 피해자가 되면 병원에 가서 입원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문제는 이런 풍조는 결국 모든 보험 가입자의 피해로 돌아온다는 점입니다.

본의 아니게 가해자 입장이 된 사람이 종합보험에 가입했더라도 많은 병원비와 합의금을 지불하게 된다면 이는 보험료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업무상 과실치상죄 등으로 처벌을 받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만약 접촉사고라도 발생한 상황이 가해자의 음주운전 상태에서 이루어졌을 때 발생하게 됩니다.

음주운전의 경우 단순 음주운전이라면 혈중 알코올 농도에 따라 처벌을 받게 되며, 초범의 경우 만취 상태가 아니었다면 구속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혈중 알코올 농도 0.08% 미만이면 벌금형 정도가 예상됩니다. 그런데 접촉사고가 발생하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사례 하나 볼게요.

평택에 사는 A씨는 어느 날 친구들과 가볍게 술을 마시게 됐습니다. 그리고 귀가할 시간이 되어서 대리운전을 불렀습니다. 문제는 A씨 집이 워낙 외진 곳에 있다 보니 평소에도 대리운전 기사 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데 있었습니다. 그날도 2~3개 앱으로 대리운전 기사 호출을 시도해봤습니다. 30분 가까이 대리운전기사를 배정받지 못했어요. 친구들은 하나 둘 집에 먼저 가게 됐고, 결국 혼자 남은 A씨는 ‘술을 많이 마시지 않았으니 조심해서 가면 되겠지’라는 안이한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집을 향해 약 10분 정도 운전을 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교차로에서 우회전했어야 하는데요. 오른쪽에 차 한 대가 비상용 깜빡이를 켜고 서 있었기 때문에 이 차를 피했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차를 피하기 위해 왼쪽으로 차선 변경을 하는 순간 뒤에서 진행하던 차량이 운전석 쪽 펜더에 충격을 줘 접촉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그러면서 A씨는 자신이 사고를 당한 줄 알고 당당히 항의했습니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옆을 지탱했더라도 차선을 변경한 A씨의 과실이 훨씬 높게 잡힌다는 점과 A씨는 음주를 했기 때문에 피해차량 운전자 B씨가 경찰을 부른 데 있었습니다.

A씨는 곧바로 사과하고 무마하려다 실패했고 출동한 경찰관은 음주 측정부터 했습니다. 그리고 혈중 알코올 농도 수치는 0.054%가 되어 면허 정지와 처벌 대상이 되었는데요. 아니나 다를까 B씨는 곧바로 입원해 상해를 주장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아 차분하게 진술을 해 나갔지만 경찰관이 말하는 것을 들어보니 상황이 터무니없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단순한 음주운전이 아니라 상대방이 상해를 입은 것을 전제로 수사가 이뤄진다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이에 A씨는 즉시 음주운전 접촉사고의 문제가 아니라 상해사고임을 판단했고, 우리에게 와서 상황을 설명하고 조력을 받게 됐습니다. 음주운전 상해사고는 혈중 알코올 농도가 낮더라도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1천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지는 중범죄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즉시 상황을 검토하고 대응에 착수했는데요. 일단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단순 음주운전으로 인정되어 400만원의 벌금형만 선고받았습니다. 초범이라는 점과 혈중알코올농도가 비교적 낮은 점을 감안하면 조금 높은 금액의 벌금형이 내려졌다고 볼 수 있지만 사고가 발생한 점에서 매우 불리했던 점을 감안하면 다행스러운 상황이었습니다.

상대방이 입원해 치료를 받긴 했지만 실제 받은 치료가 단순 물리치료 등에 그친 점 등을 집요하게 파고든 덕분에 특가법이 적용되는 상해가 아니라는 점을 인정받아 단순 음주운전 접촉사고 처벌로 끝낼 수 있었던 겁니다.

음주운전으로 접촉사고라도 나면 상대방 차에 사람이 타고 있으면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서두에 말씀드린 대로 일단 누워보는 교통사고 문화가 굉장히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늦지 않게 대응해 주세요. 이쪽으로 오세요. 상황을 철저히 파악하여 세심하게 대응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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