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화산안전지대 아니다 국제적으로 백두산보다 장백산이 보편적 백두산 폭발시 중국 개입, 안보지형 격랑 한화산 연구역량 높이고 시나리오 필요
|남태평양 섬나라 통가 화산 폭발로 화산 공포가 재현됐다. 화산 폭발은 자연재해일 뿐 아니라 경제 산업적 피해도 크다. 백두산과 동해의 해저 화산은 물론 인접한 일본 후지 산 등의 분화 가능성이 있어 한반도가 더는 화산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화산 폭발 가능성과 피해 규모, 대책을 검토한다.

“중국에서 백두산은 금기어입니다. 모두 장백산이라고 합니다. 중국은 백두산 연구를 2000년부터 시작했어요. 연구를 독점하고 있기 때문에 국제적으로 백두산보다 장백산이 더 보편적이라는 사실입니다. 국제적으로 받아들여지면 우리가 동해물과 백두산이라는 애국가를 자신 있게 부를 수 있습니까.”
국내를 대표하는 화산 연구자인 이윤수 포스텍(POSTECH) 환경공학부 특임교수는 21일 머니투데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연구 분야에서는 백두산 공정이 더욱 노골화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백두산은 북-중 접경에 위치해 화산폭발의 위험성을 평가하고 감시하는 데 협조가 필요하다. 그러나 중국은 자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국내 연구진과 공동조사와 연구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1990년대부터 백두산 연구를 준비했다. 2000년대 초반부터는 본격화돼 2018년 12월 백두산 소재지인 지린 성에 화산연구소 설립을 추진해 2년 만에 완공됐다. 중국은 백두산에 대한 20년간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전 세계 2600여 화산에 대한 기초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국의 백두산 연구의 실상은 형편없이 부족하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2020년 1월 백두산연구단을 출범시켰지만 현재 인력은 4명에 불과하다. 매년 예산 초과로 연구를 계속하고 있는데, 그것조차도 현장 탐사를 하지 못하고, 중국의 연구를 기본으로 하거나,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하거나 하는 정도이다.
백두산은 동북아 정세 뇌관

전문가들은 백두산이 세기 초에 폭발했고 1925년 마지막 폭발이었기 때문에 언제 터져도 상관없다고 입을 모은다. 과거 946년 화산분화지수(VEI) 7 규모로 폭발하거나 이보다 100분의 1 수준이던 1702년 수준(VEI=5)으로 폭발하더라도 북한이 이에 대응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백두산이 폭발하면 동북아 정세에 격랑이 밀려올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이 현재 연구를 독점하면서 백두산 공정을 노골화하고 있는 만큼 중국이 북한에 개입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때 한국과 중국에 이어 일본과 미국까지 개입하면 동북아에 갈등 국면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권창우 백두산연구단 박사는 백두산 폭발이 일어날 경우 엄청난 화산재는 물론 천지에 20억 t에 이르는 물로 각종 피해가 예상되지만 북한의 역량으로는 대응하기 어렵다며 이 경우 사회적 동요는 북한 문제에 한국 중국 일본 미국까지 개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 박사는 “백두산 화산 폭발은 하나의 화산 문제가 아니라 국제·정치·사회적 복합재해”라며 “백두산 폭발 가능성을 내다보고 시나리오를 짜야 한다”고 말했다.
안보차원에서 한국 백두산 연구원팀 필요

동해 가까이에 있는 해저화산. 뾰족한 모습이 해저화산./ 사진제공=포스텍(POSTECH)
이윤수 교수는 백두산 문제는 한반도 안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한국 연구진이 북한에서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2017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는 영국 유엔대표부가 제출한 백두산 화산 폭발 가능성 연구에 대해 예외 조항에 해당한다며 이례적으로 공동연구를 허용했다.
이 교수는 “지금 상황에서 백두산이 폭발하면 현재까지 연구를 주도한 중국이 통제할 수밖에 없다”며 “과거 천년대 폭발로 100분의 1 수준으로 폭발해도 북한은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한국이 독자적인 노선으로 연구할 수 있도록 범부처 간 협력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백두산 연구는 중국에 밀릴 정도가 아니라 한국은 현장에 갈 수 없어 역량이 제로에 가깝다”며 “중국처럼 양으로 승부해서는 승산이 없고 화산·지질 전문가뿐 아니라 인공지능(AI)·물리·전기전자 등의 전문가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화산폭발로 인한 경제 산업 안보 영역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백두산뿐 아니라 울릉도·제주도 해저화산에 대한 폭발별 시나리오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에는 동남아와 남태평양 지역에서 화산 폭발이 일어나고 있어 연구 역량 강화가 요구된다.
김인한 기자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