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욱_한국외국어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OTT 콘텐츠가 방송 콘텐츠 부분에서 막강한 비중을 차지하게 됐지만 이에 대한 명확한 측정 지표는 미비한 상황이다.전통적인 시청률 집계로는 OTT 콘텐츠 이용률이나 세부 성과를 가늠하기 어려운 것이다.OTT라는 새로운 시청 형태에 걸맞은 성과 측정 지표는 무엇인지 알아본다.편집자 주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과 함께 미디어 이용 형태가 변화하고 있다. 과거 TV로 대표되던 방송 콘텐츠 이용 수단이 스마트TV, 모바일, 태블릿 등으로 다양해지면서 시청자들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자유롭게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인터넷망을 통해 방송·영화 콘텐츠를 제공하는 OTT(Over The Top)는 미디어 콘텐츠의 주요 시청 경로가 되며, 전통적인 TV를 우회한 OTT를 통한 콘텐츠 시청이 일상화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시청행태 변화에도 불구하고 OTT 콘텐츠 시청 성과나 시청지표 체계 구축은 아직 미비한 상태다. 「OTT를 통해서 유통하는 개별 프로그램」이나 「이용 시간」과 같은 기초적인 OTT 관련 데이터를 얻기 위해서, 개별 OTT 사업자의 데이터 공개에 의존하거나 앙케이트 조사나 미디어이다.이 일기와 같은 응답자의 회상과 자기보고에 의존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울러 사업자별·기기별로 파편화되어 수집된 OTT 이용 데이터와 TV 시청률을 비교해 보면 두 지표 간 괴리도 볼 수 있어 OTT로 대표되는 새로운 시청 형태를 반영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이 요구된다.
- TV시청률과 OTT이용률의 괴리
- 최근 들어 오프라인과 온라인 콘텐츠 시청을 대표하는 두 지표, TV 시청률과 OTT 이용률 간 차이가 두드러지고 있다. OTT에서 높은 이용률과 화제성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시청률은 높지 않은 콘텐츠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 SBS ‘그해의 우리는’, JTBC ‘구경이’, ‘알지만’ 등의 TV 드라마는 본방송에서 높지 않은 시청률을 보였지만 OTT 콘텐츠 순위에서 상위권을 차지했다.1) 지난해 하반기 Mnet에서 방영한 ‘스트리트우먼 파이터’ 역시 닐슨 기준 2.9%대 낮은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유튜브 채널 공식 계정에 관련 동영상만 597개가 업로드돼 누적 조회수가 2억회를 넘는 등 시청률만으로는 헤아릴 수 없는 큰 화제성을 보였다.2)
- 1) 노지민, <30년 된 TV시청률 집계에 언제까지 프로그램 운명을 맡길까>, 미디어오늘 2022.2.23,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24902) 박정선, <[스트리밍시대시청률②] 시청률 vs 화제성… 어떤 것을 믿어야 할까>, 데일리안 2022.3.8, https://www.dailian.co.kr/news/view/1090744/?sc=Naver
-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2021 인터넷 동영상 콘텐츠 유통과 소비에 관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1년 10월 한 달간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에서 많이 이용된 Top10 콘텐츠 중 4개(40%), Top50 콘텐츠 중 13개(26%)가 실시간 TV를 우회해 시청률 집계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표] 이러한 현상은 특정 OTT에만 유통되는 오리지널 시리즈물(<오징어게임>, <마이네임>, <술꾼도시 여자들>, <환승연애> 등)이나 TV로 종료된 후에도 OTT에서 제공되는 프로그램(<슬기로운 의사생활>, <호텔 델루나> 등)의 높은 인기에 기인하는 것으로 전통적인 시청률 집계로는 OTT 콘텐츠의 이용 형태나 세부적인 성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OT 오리지널 콘텐츠의 성과는 출시 무렵 OTT 가입자 증가나 개별 사업자가 발표하는 프로그램 순위를 통해 짐작할 수 있을 뿐 해당 콘텐츠 이용에 관한 체계적인 측정에 기반한 것은 아니다. 원본 프로그램에서 파생된 짧은 길이의 클립(clip)이나 이런 클립을 재편집한 콘텐츠, 일부 OTT에서 제공하는 정주행 채널의 경우 콘텐츠 이용에 대한 성과 측정은 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 – OTT 이용행태 측정을 위한 다양한 시도
- OTT 콘텐츠의 (인기) 순위, 이용률, 이용시간 등 개별 콘텐츠별 이용 행태를 측정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진행 중이다.3)
- △서베이 기반조사: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한국미디어패널조사>,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언론수용자조사> 등 다양한 기관이 OTT 이용에 관한 서베이 조사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서베이 조사의 다양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콘텐츠 시청 경로가 복합적인 현 다중 미디어·다중 플랫폼 환경을 고려할 때 응답자의 불확실한 기억과 자기보고에 의존해 개별 콘텐츠 이용을 측정하는 것은 일정 부분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서베이 조사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개별 OTT 사이트 정보를 크롤링한 데이터나 디지털 디바이스에 앱을 삽입하여 추출한 행동 기반 데이터(behaviordata)를 분석하는 등 새로운 콘텐츠 이용 패턴을 추적하는 다양한 방법이 고안되고 있다.
- △통합시청점유율조사: 방송통신위원회는 스마트기기나 PC 등 전통적인 TV시청을 우회하는 N스크린 콘텐츠의 소비형태를 파악하기 위해 통합시청점유율4)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과거 실시간 고정형 TV와 일간신문 영역으로 한정된 시청점유율 산정 범위를 VOD와 온라인·모바일 영역으로 확대해 왔지만 불확실한 조사 범위, 사업자 간 이해관계 충돌, 매체별 통합지표(환산시청점유율) 계산 어려움, 기술적 한계 등 다양한 이유로 2020년 첫 결과 발표 이후 현재까지 여전히 시범사업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통합시청점유율 조사 범위의 초점이 고정형 TV 콘텐츠에 맞춰졌기 때문에 OTT 오리지널 콘텐츠로 대표되는 새로운 콘텐츠 이용에 관한 조사에는 한계가 있어 향후 보완이 필요하다.
- △ RACOI(Response Analysis of Contentonthe Internet): 방송통신위원회가 주관하고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가 진행하는 RACOI 사업은 TV방송 콘텐츠의 이른바 ‘인터넷 반응’을 세분화하여 개별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 반응(게시수, 댓글수, 동영상 재생수)과 미디어 반응(해당 동영상 관련 뉴스 기사 수, 관련 동영상 수)을 RACOI 사이트 5)을 통해 1주일 단위로 공개한다. RACOI와 유사한 인터넷 반응 지표를 제공하는 CJ E&M의 콘텐츠 영향력 지수(CPI, Content Power Index) 또는 KBS 코코파이(KOCOPIE Korea Content Program Index)도 있지만 자사 프로그램에 편중돼 조사 범위가 한정적이다. 라코가 제공하는 데이터는 국가기관이 제공하는 공인 데이터라는 장점을 갖고 있는 반면 TV 드라마 프로그램과 연예·정보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운영돼 오리지널 콘텐츠 등 OTT에서 유통되는 콘텐츠에 관한 정보 수집에는 한계가 있다.
- △ 인터넷 동영상 콘텐츠 유통과 소비에 관한 실태조사(OTT 웹페이지 정보수집): 국내 OTT 동영상 서비스를 통해 이용되는 영상 콘텐츠에 대한 기초조사를 위해 개시된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인터넷 동영상 콘텐츠 유통과 소비에 관한 실태조사’는 2018년 이후 매년 발행하는 보고서를 통해 국내 OTT에서 유통되고 있는 콘텐츠 현황을 제공한다. 이 사업의 일부로 개별 OTT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TV방송 채널, VOD 프로그램(예능, 드라마, 시사교양, OTT 오리지널 등으로 구분), 영화 등 콘텐츠 유형별 인기 순위를 수집해 OTT에서 주로 유통되는 콘텐츠 현황을 파악하려는 시도가 이뤄져 왔다. 구체적으로는 주 2회 개별 OTT 서비스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콘텐츠 인기순위 및 콘텐츠 관련 상세정보를 크롤링(webcrawling)과 휴먼코딩(humancoding) 방법을 통해 수집한 뒤 9개 OTT 관련 36개 서비스 웹페이지의 콘텐츠 순위 자료를 분석해 주요 OTT에서 주로 유통되는 콘텐츠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왔다.6) 하지만 각 OT 서비스 간 메뉴 구성 방식과 장르 구분 방식이 서로 달라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OTT 전체 콘텐츠 이용에 관한 통합된 지표를 만들거나 이를 오프라인 시청률과 연동시키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판단된다. 더욱이 새로운 OTT 서비스가 등장하거나 개별 OTT 서비스 메뉴가 개편될 때마다 홈페이지 크롤링을 위한 새로운 코딩체계 및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이 병행돼야 하기 때문에 이에 따른 인력과 예산의 제약이 있다.
- 3) 개별 콘텐츠가 아닌 OTT 전체 이용시간과 OTT 가입자 수 증감을 측정하는 등 OTT 관련 다양한 조사가 진행 중이다. 개별 콘텐츠에 대한 구체적인 지표를 제공하지 않는 조사는 이 기사에 포함되지 않았다.4) ‘시청점유율’은 전체 TV방송 시청시간 중 특정 방송채널에 대한 시청시간이 자치하는 비중이다.5) 5) www.racoi.or.kr
- △인터넷 동영상 콘텐츠의 유통과 소비에 관한 실태조사(OTT 시청률 측정): OTT 콘텐츠 이용시간 기준으로 이른바 ‘OTT 콘텐츠 시청률’을 산출하려는 시도도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한국리서치에 위탁해 1500여명의 패널 휴대폰에 OTT 이용형태를 수집하기 위한 앱을 설치한 뒤 국내 주요 OTT 서비스를 대상으로 이용 관련 로그 데이터(프로그램 제목, 에피소드, 채널, 접속시간, 이용시간 등)에 대한 분석을 진행했다.7) 기술적 제약으로 안드로이드 운영체계를 사용하는 모바일 앱 사용자만을 대상으로 데이터가 집계되고 PC나 애플 관련 기기(아이폰, 아이패드 등)를 통해 OTT를 사용하는 경로에 대한 데이터 수집이 어렵다는 점은 앞으로 보완돼야 할 부분이다. 아울러 영화, TV프로그램, 라이브채널, 정주행채널, 클립콘텐츠 등 다양한 형태로 분화하고 있는 콘텐츠의 구체적인 이용행태를 측정하고 개별 콘텐츠 이용시간을 실제 시청률 지표와 통합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것은 향후 과제로 남아 있다.
- 6) ,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정책자료 21-11, 2021년 12월 7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정책자료 21-11, 2021년 12월.
- △개별 OTT 사업자 성과지표 : 개별 OTT 사업자가 제공하는 콘텐츠 유형별 인기순위에 대한 모니터링을 기반으로 OTT 콘텐츠 성과지표를 산출하는 것도 가능하다. 대표적으로 넷플릭스 일간 Top10 리스트를 들 수 있다. 넷플릭스는 이용시간 기준 일간 Top10 영화 콘텐츠와 일간 Top10 TV 콘텐츠 순위를 제공한다. 플렉스 패트롤8)은 넷플릭스의 일간 Top 10 리스트를 수집해 일간·주간·연간 국가별 인기 콘텐츠 순위를 제공한다. 국내 OT 또한 개별 웹페이지를 통해 라이브, 드라마, 예능, 영화 등 콘텐츠 유형별 인기 순위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인기 콘텐츠 순위 지표는 개별 OTT별로 파편화돼 상호 간 비교 및 OTT 통합 성과 지표로 활용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외에 신규 콘텐츠 출시 이후 신규 유료가입자 유입률, 가입자 이탈률 증감 등 추세 자료를 바탕으로 콘텐츠 가치가 평가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경향 자료는 정밀한 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추정치가 아니라 ‘그럴듯한’ 예상치 정도로 사용되고 있다.
- – 정부·공공기관의 역할이 중요
-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OTT로 대표되는 콘텐츠 이용 행태의 변화를 추적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공공기관별·사업자별로 각각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새로운 콘텐츠 이용 행태를 측정하기 어려운 상황과 맥락이 존재한다. 특히 기존 방송통계체계에 그대로 포섭되기 어려운 OTT를 둘러싼 사회·경제적 이해관계 속에서 다양한 사업자와 기관이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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