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은 정말 희귀한 병이다

암에 걸렸다고 하면 모두가 “어떡해”라고 응원해주고 걱정해준다.

다른 암도 마찬가지다

다들 호들갑을 떨며 응원을 위로해준다.

맹장 수술을 하더라도 사람들이 위로하고 응원해 준다.

그런데 갑상선암은 어떤가?

갑상선암에 걸렸다고 하면

수술하면 낫지.좋은 암이라고 들었는데 괜찮아.

자신들은 위로라고 하겠지만

착한 암의 프레임에 나는 갇힌 것이다.

그래서 나는 아프다고도 할 수 없고 슬프다고도 할 수 없을 것 같아.무섭다고도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다른 암에 걸리면 동네 소문이 아니더라도 아프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고 위로받을 수 있는데

대한민국에서 갑상선암만이 그런 위로를 받을 수는 없다.그래서 갑상선 카페에 가서도 주변에 말하지 않았다는 사람들이 꽤 있다

위로라는 말은 거북바위가네.좋은 암이네 수술만 하면 낫는구나.아무거나 마셔도 된다는데 술도 마시고.우리 모두는 위로하고 편안해지려는 것이겠지만, 나에게는 전혀 그렇게 들리지 않는다

어떤 병도 그런 말을 듣지 않는데 오직 갑상선암만 그런 말을 듣는 것 같다

보험 회사가 만들어낸 마이크로 암 프레임에 나는 갇혔다

물론 프레임 뜯고 맘대로 살면 되지 않을까?인간이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어렵다고 한다.

갑상선암을 전부 제거하는 것은 군 면제의 엄청난 질병이고, 한 사람에게는 암이 되는 큰 사건인데도 좋은 암이기 때문에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판명된다

무엇보다 어딘가에서 20대가 암에 걸렸다면 걔는 아프고 체력이 안 좋을 거라고 편견을 갖는 사람이 많다.

그래도 갑상선암은 보험은 소액암으로 처리되고 갑상선암은 별거 아니구나~ 하면서 속으로 ‘쟤는 암에 걸렸구나, 아픈 사람이야’라고 다들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내가 갑상선암 수술을 한 후 동네 병원에 가면 다들 열심히 소견서를 써준다.실제로 대학병원에 가면 아무것도 없어지는데 동네 병원에서는 내가 암에 걸렸기 때문에 내가 말하지 않아도 소견서를 써준다.

조금 더 이상이 있거나 의심되면 흑생종이라든가 구강암이라든가 의심이 간다고 열심히 소견서를 써준다.

세상이 좋은 암이라고 거북암이라고 해도 내가 그렇게 받아들이고 아무렇지도 않은 척 담담하게 털어내고 지내는 게 옳은가.

그렇지 않아도 생각건대 내 몸이나 몸이 좋아진 그런 세상을 다음 갑상선암 환자가 겪지 않게 하고 싶다 왜냐하면 마음이 아프니까.

매일 약을 같은 시간에 매일 아침 먹으면서 병이 난다는 것을 깨닫는 병이 얼마나 있는지 진통제처럼 아프지 않으면 먹어야 하는 것도 아닌데 매일 먹어야 한다.나는 즉시 매우 아프거나 육안으로 보이는 증상이 없는데도 보이지 않는 병은 존재에 따라 약을 먹는 것이다

정말로 이것은 경험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그리고 최근에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는데 갑상선암에 걸려도 완치 판정을 받아도 헌혈이 안 될 수도 있다는 얘기, 장기기증은 당연히 안 된다고 한다.암세포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갑상선암은 대수롭지 않은가.

갑상선암 환자는 보험 회사가 만들어낸 프레임으로 전 국민에게 가스라이팅이 되고 있는 셈이다

피해의식인가? 그럴지도 모르지만, 나는 갑상선암이 너무 저평가되어 환자와 주변 사람들을 현혹시키고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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