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KIOT, 한국해양과학기술원입니다. 지난번 세계 최초 정지궤도 해양관측위성 대한민국 천리안1호가 11년간의 임무를 마쳤다는 소식을 전했는데 수명이 다한 위성은 저궤도의 경우 낙하를 유도하여 대기권에서 태우거나 남은 잔해를 남태평양에 수장하고 정지궤도 위성은 무덤궤도(Graveyard Orbit)에 올려놓게 됩니다. 오늘은 저궤도 위성 또는 우주선의 수명이 다했을 때 묻힐 남태평양 포인트 니모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포인트 니모란?
포인트니모(Point Nemo)의 정식 명칭은 해양 도달 불능점(Oceanic Pole of Inaccessibility)인데 우주선 묘지(Spacecraft Cemetery), 또는 남태평양 무인지역(South Pacific Ocean Uninhabited Area)이라고도 합니다. Nemo라는 명칭은 ‘아무도 없다(No One)’는 뜻의 라틴어로 줄 베른의 ‘해저 이만리’와 ‘신비의 섬’의 주인공인 네모 선장에서 따온 것이라고 합니다.
이곳의 좌표는 남위 48도, 서경 123도(48°52′32″S123°23″33″W)로 가장 가까운 유인도가 모아이 석상으로 유명한 이스터 섬의 모투누이 섬입니다. 이곳과 포인트니모는 서울-부산 간 거리의 약 6배인 2,688km나 떨어져 있습니다. 여기서 가장 가까운 인간 거주 구역은 우주에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입니다. 국제우주정거장은 350~460km 상공에서 하루 14~15회 지구궤도를 돌고 있습니다. 포인트니모 상공을 지날 때 높이가 약 400km이기 때문에 국제우주정거장이 가장 가까운 거주지라는 말이 틀린 것은 아닙니다.
공포소설로 유명한 H.P. 러브크래프트가 1928년 발표한 ‘쿠투르의 부르는 소리(The Call of Chulhu)’라는 소설에 등장하는 루리에(R’lyh)가 이곳 인근에 설정됐는데 그로부터 64년 뒤인 1992년 크로아티아의 공학자인 흐르보에 루카테라(Hrvoje Lukata)가 지형공간정보 프로그램을 통해 지구상 가장 고립된 장소를 찾았고 이곳을 포인트니모로 명명했습니다.
포인트니모 해역의 연평균 수온은 약 7℃, 평균 수심은 약 3,500m로 평균 수심이 4,000m가 넘는 전체 태평양에 비해 상대적으로 얕습니다. 또한 해류가 잘 섞이지 않아 해양생물의 주된 먹이인 플랑크톤의 유입도 적고 주변 바다보다 생물 개체가 많지 않다고 합니다.이 때문에 인공위성이 대기권을 통과해 이곳으로 떨어져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겁니다.우주선의 무덤
(왼쪽) 러시아 우주정거장 미르, (오른쪽) 미르의 낙하궤도와 수장된 위치(X표시)/출처: 위키미디어 커먼스 1971년 러시아 우주선을 시작으로 NASA, 러시아 연방우주청(Roskosmos), 유럽우주기구(ESA),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등 많은 우주선이 이곳에 소장돼 왔습니다. 1971년부터 2016년까지 이곳에 수장된 우주 비행체는 모두 263개나 된다고 하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비행체를 꼽자면 러시아의 우주 정거장 미르(Mir)가 있습니다.
톈궁 1호 추락궤도/출처 : 위키미디어 커먼스 2018년 또 다른 우주선이 전 세계의 관심을 끌었던 사건이 있었는데, 중국 톈궁 1호 우주정거장은 2016년 3월 임무를 마쳤으나 기계·기술적 결함으로 지상에서 조종할 수 없게 되면서 2년간 서서히 지구 중력에 의해 끌려가 2018년 4월 대기권에 진입하게 됩니다. 대기권 진입 후 대부분 연소됐지만 남은 파편이 포인트니모와는 3600km 떨어진 칠레 서쪽 남태평양 해역에 추락한 바 있습니다. 현재 지구 상공을 돌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도 임무를 완수하는 2030년 이후 포인트니모에 잠을 잘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구에서 가장 고립된 지역인 포인트니모는 남태평양 바다 한가운데 마련된 인공위성과 우주선의 무덤이 된 곳입니다.남태평양 바다에 수장된 우주쓰레기의 안전한 처리에 관한 연구가 필요합니다!참고자료 <The placefur the stfromlandisknownasPoint Nemo>, BBC.com <Where Do Old Satellites Go When They Die?>, spaceplace.nasa.gov <[재미있는 과학]열심히 일한 우주비행체들, ‘포인트니모’에서 잠을 잔다>, 조선일보 <인공위성도 무덤이 있다.> 나로우주센터 우주과학관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