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 #별자리 #갈매기출판사 #100개의별우주를말하다 #플로리안프라이시테터 [서평] 100개의별, 우주를말하다

모두가 하루를 살아가기에 바쁜 시대에 밤하늘을 바라보며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고즈넉함을 만끽한 적이 몇 번이나 있을까. 우리 머리 위를 돌고 있는 별들은 태곳적부터 계속 움직였지만 제대로 바라볼 기회는 거의 없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코로나 유행병 때문에 갇혀 있던 많은 지구인은 이제 옛날로 돌아가 그토록 갈망하던 삶의 연속성과 일관성을 회복하고 싶은 마음으로 하늘을 바라보게 됐다. 따라서 최근 천문학 관련 도서가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마침 독일의 박식한 천문학자이자 성공적인 과학 블로거인 저자가 우주의 비밀을 파헤치고 싶어 하는 모든 독자를 위해 맞춤형 천문학 입문서를 내놓았다. 100개의 별 이야기가 담겨 있는 우주의 역사를 통해 그는 자신이 연구해 온 별이 알려지지 않은 비화를 비롯해 생명과 우주의 모든 것을 이야기하려 한다. 100개의 별이란, 실은 대략적인 소개만으로도 상당한 분량이다.

<별의 일생> 베들레헴의 밤하늘에 빛나는 별을 따라 한 마구간을 찾아가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던 세 분의 동방박사의 이야기를 처음 들은 날부터 지금까지 외면하는 필자는 궁금한 것이 있었다. 저 하늘의 별은 도대체 몇 개나 있는 거지? 가이아 우주관측소에 따르면 2018년 현재 공식 등록된 별은 16억 9,291만 9,135개이며 별 이름은 ‘GAIA DR2’라는 약자와 19자리 수로 표시되며 그 중 육안으로 식별 가능한 별은 9,095개에 불과하다. 저자는 이 숫자가 신이 아니라 1956년 예일대 천문학자 도리트 호프리트가 세었다는 말을 잊지 않는다. 천체망원경으로 지구 밖에서 별이 생성 소멸하는 과정을 보면 누구나 꼭 그렇게 강조할 것이다. 별에서 온 우리는 별로 돌아가고 별을 생각하는 시간은 인류와 우주의 역사와 미래를 생각하는 시간이 된다는 저자는 100개의 별 이야기와 함께 우주여행에 우리를 초대한다.

<태양계 가족 스케치>

태곳적부터 변함없이 같은 별을 바라보며 별도 달도 다 따 주겠다며 세상 불가능한 허풍을 반복해 온 인류조상들은 각 민족마다 다른 이름을 붙이면서 별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표현해 왔다. 예컨대 독수리자리의 알파성(어느 별자리에서 가장 밝은 별)을 고대 아랍 천문학자들은 나는 독수리 의미의 알타이르와, 일본에서는 견우성, 중국과 한국에서는 견우성이라고 부른다. 천문학에 밝았던 아랍 천문학자들이 고대 그리스의 지식을 바탕으로 확장해 번역한 아랍어를 다시 중세 유럽에 와서 아랍어 별명을 받아들였다. 분류를 목적으로 명명된 별 이외에 인류의 애정이 담긴 공식 명칭이 있는 별은 고작 330개뿐이라는 점은 좀 의외다. 2,600년 이전에 탄생한 중국 견우와 직녀의 음력 7월 7일 칠석설화는 과학적 근거 없는 유언비어라고 일축하기 전에 원래 이야기를 좋아하는 인간의 특성을 잘 반영한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 12궁도 >

이처럼 이 책은 흥미로운 별의 정체와 발견의 역사를 천문학적 용어로 소개하는 별 이야기, 그리고 별을 바라보며 살아온 인류의 별에 얽힌 이야기를 저자의 익살스러운 표현으로 담고 있다. 별의 생성과 소멸 및 인간의 체내에 함께 존재하는 별의 구성요소이자 흔적인 우주진, 지금 이 시각도 팽창하고 있는 우주이야기를 읽다 보면 천문학 분야에는 단순히 우주과학 용어뿐 아니라 이 모든 현상을 설명하고 있지만 물리 화학 생물학 지구과학의 영역이 모두 녹아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또 블랙홀은 어떻게 생성되는지, 공룡은 왜 멸종했는지 등 흥미로운 소재도 자세히 설명해 준다. 마치 큰 상자에 담겨 있는 작은 포장 과자처럼 간단하고 독립적인 100개의 별 이야기 속에 우주의 과거와 미래를 담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대기권에 놓아둔 허블망원경 덕분에 가능했던 획기적인 발견 이야기가 흥미롭다. 1862년 가장 밝은 별인 시리우스의 흔들림을 포착했을 때 망원경 제작자의 아들인 알반 그레이엄 클라크가 처음으로 백색 왜성을 발견한 것과 2017년 남극에 있는 거대한 얼음 큐브가 얼마나 멀리 떨어진 은하계 활동의 중심인 브라자를 발견한 것, 그리고 은하 중심부에 초거대 블랙홀의 존재를 확인하고 처음으로 촬영한 사례 등이 그렇다.

아직 너무 젊은 태양

결론적으로는 하늘을 먼저 보여야 읽을 수 있을 텐데 별 모양을 묘사한 그림, 사진, 도표 등의 시각 자료가 전무해 천문학을 보여주는 대신 이야기를 들을 만한 점은 좀 아쉽다. 성간을 여행하는 동안 저자는 특유의 혁신적이고 과학적인 통찰력 외에도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에서 헨리타스완 레비트, 알버트 아인슈타인과 에드윈 허블에서 세실리아 페네까지 별을 사랑했던 사람들의 삶도 충실하게 그리고 있다. 사실에 근거한 그의 말투는 가볍고 진지하며 재미있고, 배려심 있고, 유머 있고 독창적이다. 그를 따라 별자리 여행을 떠나는 독자는 절대 후회할 틈이 없을 것이다.

문과생들을 괴롭혔던 수능 기출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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