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수술 경험과 이후 회복 기간과 후유증 등을 공유하여 서해부 탈장으로 고통받는 분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평소 양재천 산책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직업이 건축사라서 하루 걸은 걸음이 남들보다 많아요. 보통 하루에 9천보는 기본이니까요.
어느 날부터인가 아랫배와 음부 사이가 묵직한 느낌이 들었고, 며칠 지나자 해당 부위 왼쪽으로 밤알만한 크기로 살이 튀어 올라왔다. 누우면 사라지고 일어서면 나타난다…
이후 증상과 통증을 간단히 검색하는 것만으로 본인이 서해부 탈장이라는 것은 매우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한 간단하게 웹서핑을 해봐도 서해부의 수술 방법과 주로 수술하는 곳 등은 쉽게 찾을 수 있다.
지금까지의 정보는 인터넷에 정말 많지만 수술 후기와 수술 후 통증의 종류, 회복 기간 등의 정보는 별로 없다.
따라서 본 후기에서는 인터넷상에 정보가 별로 없는 수술 뒷이야기를 좀 더 자세히 공유하고자 한다.
서해부 탈장수술은 결국 인공망 사용 여부로 요약된다.
인공망 사용에 따른 장단점이 있을 것 같지만 현재 인터넷에는 인공망 수술의 장점을 언급하며 인공망으로 수술해야 한다는 글은 찾을 수 없었다. 다만 서해부 탈장이라는 것이 재발 위험이 항상 존재하기 때문에 서해부 탈장은 수술할 때 인공망을 덧대 확실하게 꿰매야 한다는 정보는 얻을 수 있었다.
또 인공망이라는 것이 이물질이기 때문에 부작용이 발생한다고 생각했던 것보다 수술이 커질 수 있다는 글도 올라왔다.
이게 환자 입장에서는 결정해야 할 문제인데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이 나 역시 무릎 속에 이물질을 넣고 싶지는 않다.
인터넷에 떠도는 수술 후기처럼 서해부 수술이 간단한 수술이라면 다시 수술하면 되지 않을까 싶어 저도 무인공망으로 수술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러면 이번에는 병원을 선택해야 하는데 서해부 탈장에 대해서는 글을 많이 쓴 병원이 두세 곳인 것 같다.(서울 기준)
그 사이 탈장 부분은 딱딱해지는 시간대가 점점 빨라진다.(실제로 서해부 탈장 초기에는 하루 종일 걸으면 저녁부터 나른해지지만 증상이 악화되면 오후부터 나른해지기 시작한다.)
그래서 우선 인터넷에 가장 열심히(?) 글을 쓰고 있는 O품병원에 외래진료를 예약했다.
X선 검사도 받고 육안 검사도 받고 어쨌든 검사 결과는 서해부 탈장이다.(여기서 원장이 직접 쓴 탈장에 대한 책에 사인을 해주는데 책 내용은 서해부 탈장에 대한 치료 방법보다는 인공망 수술의 부작용, 국부 마취 수술의 장점에 대한 내용이 더 많은 것 같다.)
어쨌든 검사 끝나고 수술은 일주일에 하는 걸로.
이곳 탈장수술은 당일 입원, 당일 퇴원이다.
물론 옆에 있던 분은 수술이 쉽지 않았는지 경과를 좀 더 지켜봐야 하기 때문에 다음날 퇴원하라고…(항문수술인지 탈장수술인지 확인할 수 없었다.)
수술 당일 오전 입원하면 혈괄에 바늘을 꽂아놓고 수액을 공급한다.
홀괄에 꽂은 바늘은 수술 시 다른 주시약도 넣는 바늘이 될 것 같다.
몇 시간 대기하면 수술실로 옮겨지는 이곳은 수면마취+국소마취다.
눈을 떠보니 수술은 거의 마무리 단계.
사실 여기까지는 고통이 거의 없다.
수술이 끝나고 병실로 돌아오면 식사가 나온다.
수술 옵션인 무통주사도 달아주지만 어차피 수술할 때 필요한 혈관침을 통해 넣을 수 있기 때문에 무통주사를 선택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붓지 않게 얼음찜질도 해준다.
이렇게 수술이 끝나면 당일 오후 늦게 퇴원이 가능하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정말 아무런 아픔이 없다.
국소 마취가 아직 풀리지 않은 것도 있고 무통 주사가 들어 있는 것도 있고.
집에 가도 완전 건강해. 그런데 알고 보니까 이게 다 약의 영향이었다는 거.
수술 하루 뒤인 어제 수술 당일 무통증을 믿고 다음날 버젓이 침대에서 일어나니… 불가능하다.우선 허리를 펴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아랫배가 너무 땡겨서…
수술 둘째 날 조금 나아졌는데 허리가 안 펴지는 건 하나뿐이야. 집 안에서 바퀴 달린 의자에 앉아 의자를 끌고 있다.
수술 3일째를 걷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수술 나흘째 인터넷에 따르면 나흘째부터 출근했네, 걷고 있네라는 글이 많지만 나는 아직도 뻐근하고 장이 뒤틀리는 느낌이 들어 수술이 잘못됐거나 꿰맨 것이 파열된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밀려온다.
수술 5일째 허리는 펴지만 서해부 탈장 때와 같은 느낌이다. 고기만 튀어나오고 꿰맨 고기 부분이 아니라 탈장했던 안쪽이 뻐근하다. 아마 수술이 잘못됐거나 탈장이 다시 진행된 것이다.
수술 6일차, 수술 5일차와 같다. 연휴가 끝나는 대로 병원에 전화해서 물어보자. 인터넷에는 5일정도면 걸었다고 하던데..
수술 7일차 수술 안내서에도 일주일 만에 수술 부위가 붓거나 끌릴 수 있다는데… 나는 전혀 걸을 수 없다.
수술 8일째, 일주일 지났는데도 먹고 싶어진다. 틀림없어 다시 병원에 가야 해. 몸을 구부리면 장이 쏟아지는 느낌이 든다.
수술 9일째 도보는 뜻밖에 차로 회사에 간다. 오후에 다시 병원에 가기로 결심하고 출근하는데 입구에서 만난 지인이 수술을 잘 받았냐고 묻는다. 아직 너무 뻐근해서 수술이 잘못된 것 같다고 얘기하면 자기도 서해부 양쪽 다 수술했는데 너무 꽉 묶여서 그런지 시간이 지나면 점점 나아질 거라고 자신 있게 얘기한다. 하루 더 기다려보도록 할게.
수술 10일째인 어제보다 좋아진다.
수술 11일째인 어제보다 더 좋아진다.
수술 12일째인 어제 보자.더 나아졌어.
수술 13일째 거의 정상인이 된 것 같다.
결론적으로 서해부 수술 및 회복 과정의 통증은 개인차가 정말 큰 것 같다. 멍이 들었다가 심하게 부었다가 고름이 났다가… 이런 게 아니면 그냥 당기는 느낌이라면 수술로 단단히 꿰매놓긴 했지만 적응 기간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서해 부탈장 수술은 결코 쉬운 수술이 아니라는 것. 할 일은 다 한다.
#서해부탈장 #탈장후기 #탈장수술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