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이정민 아나운서 합격 후기 <MBC>
- 아나운서 지원 동기
- – 1년 정도 기자 생활을 했어요. 기자가 사회적인 영향력은 크지만 ‘리포트’라는 형식과 시간적 제약에 싸여 조금은 간접적으로 시청자를 만나는 반면 아나운서는 시청자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그리고 아나운서는 ‘보도’라는 한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성격의 프로그램을 경험한다는 점도 매력적으로 느껴져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 2) 시험 준비는 어때?
- – 필기 : 일반 언시생과 마찬가지로 스터디를 통해 준비했습니다.1) 상식: SPA와 say가 주요 교재였습니다. 일반 상식이든 최신 시사 상식이든 상식 공부는 한 번을 깊고 꼼꼼하게 보는 것보다는 자주 보는 것이 효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시험이 1년 정도 남아 있고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는 개론서를 공부 회원들과 함께 읽었습니다.신문은 스크랩을 하지 않았습니다. 시간도 너무 많이 걸려 say를 이용하는 것이 효율적이었습니다. 대신 신문을 보면서 전체적인 흐름을 읽으려고 했어요. 그리고 일주일 혹은 한 달 간격으로 신문을 바꾸면서 읽었는데, 각 신문의 논조도 비교할 수 있고 다양한 시각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2) 논술/글쓰기:논술은주제를정해서내생각만으로먼저개요를작성하고다른시각으로쓴자료를찾아읽고또하나개요를작성해서하나의완성된글쓰기연습을했어요.스터디그룹 사람들과 만나서 1시간 이상씩 토론을 하고 끝나면 다시 개요만 작성하여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었습니다.글쓰기는 일기를 썼습니다. 하루 일과를 시점을 바꿔가며 쓰거나 소재를 작은 것에서 큰 것으로 변화시키면서 다양한 글을 써봤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소프트한 책을 읽으려고 노력했고 감동적인 글은 베껴쓰면서 문구를 외우거나 말을 이어가는 스타일을 배우기도 했습니다.
- – 실기: 거의 전적으로 아카데미 수업에 의존하고 있었습니다.선생님과 배PD님이 지적해주시는 부분을 수업을 한번에 하나씩은 꼭 고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했습니다. 집에서는 거울을 보면서 이야기하면서 표정을 변화시키고, 걸으면서 주제를 정하고 끊임없이 이야기를 이어가곤 했습니다.그리고 뉴스는 KBS 뉴스티커를 다운로드하여 하루에 수십 번 거기에 올라오는 기사를 예독 없이 소리내어 읽는 것을 연습했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제가 좋아하는 아나운서 방송을 녹음해서 제 녹음과 비교하려고 했어요.
- – 헤어, 메이컵, 의상: 머리와 메이컵은 이전에 다니던 회사의 뉴스팀의 도움을 받았습니다.미용실을 이용한 적도 있지만 실전에서 일하는 분들이 조명을 잘 이해하고 분위기도 좋게 만들어주는 것 같았어요. 시험을 보기 전에 여러 번 같은 팀에서 받아서 시험날짜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아도 될 정도로 제 이미지를 잘 이해해줘서 편했어요.의상은.. 저는 할말이 없네요.. 왜냐하면 하나의 의상으로 두개의 방송국 모두 시험을 봤기 때문입니다.^^
- 3) 시험과정
- – BBB는 뉴스 리딩/시 낭독, 필기(상식과 글쓰기), 뉴스와 인터뷰를 포함한 리포팅, 최종 면접으로 이어졌습니다. 1차에서는 짧은 시간 내에 자신감을 보여야 하기 때문에 카메라를 많이 보려는 욕심보다는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필기 상식 부분은 KBS 자사와 관련된 문제가 많았던 것이 특징이며, 글쓰기는 발상을 조금 독특하게 그리고 가급적 분량을 많이 쓰는 것이 좋습니다.2차 실기는 사전 정보가 중요합니다. 저는 조수미 씨 인터뷰에 걸렸는데 아카데미 학생들은 거의 준비하던 내용이거든요. 그래서 여유롭게 할 수 있었어요.
- MBC는 사진전형, 1차 실기, 필기(상식만), 2차 실기, 최종 면접으로 진행했습니다.나는 사진은 압구정 프로필 전문점에서 찍어서 나름 만족했어요.1차 실기 때는 들어가기 10분 전 뉴스 기사나 MC 오프닝 등의 원고를 줍니다.다 외우려고 하지 않는다면 시간은 부족하지 않고 MC를 시키면 메인 흐름만 벗어나지 않게 자기 이야기로 애드리브를 하면 문제 없을 것 같습니다. 이 과정에서는 신변잡기적인 간단한 질문을 했습니다. 필기는 상식일 뿐이고 대학 때 교양 수업을 다양하게 들어두면 아주 도움이 되는 문항이 절반 이상이었습니다. 심리학, 교육학, 미술학 개론 등이 많았습니다.2차 실기는 1차 때처럼 원고를 미리 넘기느라 시간이 너무 빠듯해서 다 읽기조차 힘들었어요.들어가서 뉴스를 하나 읽고 10분 정도 질문을 했어요. 소개서 중심과 아나운서에 대한 전반적인 질문, 그리고 장기자랑 등 다양했습니다. 최종 면접에서는 3명이 함께 들어가 2차 실기보다 더 엄숙하고 살벌한 분위기였습니다. 평소 가지고 있는 생각을 묻는 질문이 대부분이었고 즉석 클로징도 시켜 당황한 적도 있었습니다.
- 4) 각사 시험차이
- – MBC와 KBS는 잘 모르겠지만 서로 선호하는 이미지가 조금 다른 것 같아요.그리고 KBS는 과정마다 주어진 과제 외에 특별히 많이 시키는 것이 없는 반면 M은 원고 외에도 매 과정에 질문을 많이 하고 2차 실기의 경우는 대부분 최종 면접처럼 질문 중심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변수가 많은 것 같습니다.심사하시는 분들의 연령대도 양사 차이가 많이 났어요.
- 5. 준비중 어려웠던 점과 극복의 비결
- – 가장 힘들었던 점은 시험이 다가올수록 자신에 대한 신뢰가 약해지는 것이었습니다.그리고 너무 적은 인원을 뽑아서 불가능하다는 불안감도 많이 있었습니다.그래서 저는 시험을 두세 달 앞두고는 마인드 컨트롤에 총력을 기울이며 항상 즐겁게 생활했습니다. 오만을 버리고 어떤 결과라도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는 생각을 가졌습니다.그리고 시험 매 과정을 즐기면서 후회가 남지 않도록 저의 최선을 보여주기로 결심했습니다.남들과 비교해서 경쟁의식을 느끼지 않고 모든 관심을 자기 자신에게 맞추면서 즐겁게 시험에 임한 것, 그것이 합격의 비결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 6.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
- – 아나운서 실기시험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자신감이라고 생각합니다.물론 그 바탕에는 기본 실력을 갖추는 노력이 바탕이 되어야 하지만 (아, 제가 그렇다는 건 아니에요.. (T) 시험 당일 어떤 상황에서도 당황하거나 떨어지지 않는 마음가짐,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어쨌든 모든 지원자가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준비하면서 남들과 비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스로 위축되고 작아질 것입니다. 그러니까 내적 성장을 위해 노력한다는 생각만 하고 시험을 볼 때는 자신에 대한 믿음으로 자신감을 가지세요.
- 7. 합격 소감
- – 처음 합격했을 때는 기쁨보다는 많이 당황했어요. 감사하고 감사합니다.영광이기도 했습니다. 한달정도 지난 지금.. 책임감으로 마음이 무겁습니다.초심을 잃지 않는다는 것이, 그리고 매사에 다른 모범이 될 만큼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새삼 가슴 깊이 느낍니다.내가 다른 지원자들보다 특별히 우수하거나 우수해서 합격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단지 조금 먼저 기회가 주어졌다고 생각하고 그만큼 겸손하고 진실하게 생활하려고 합니다.
- 8. 앞으로 하고 싶은 프로그램과 계획
- – 뉴스를 제일 하고 싶어요. 희망사항이지만 뉴스 앵커로서 이미지가 어느 정도 알려지면 다양한 교양 프로그램에서 저의 색다른 모습도 보여주고 경험도 넓히고 싶습니다.어떤 프로그램이든 그 프로그램의 주제나 성격이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조연을 맡은 아나운서, 깊이 있는 아나운서가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