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 민족이 만든 영화[맛있는 영화]
한 시간짜리 영화지만 실은 20분의 3개 단편영화라고 보면 된다.
재미있는 게 배민이로 만든 작품이지만 감독이나 배우의 면면이 생각보다 화려하다. 국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인정받은 정소영, 황슬기, 그리고 김종인 감독을 소환하여 조형철, 송수현, 신재휘, 정연주, 김금순, 그리고 이주연과 같은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포진해 있다.배민으로 만들었다고 무시하기엔 감독이나 배우의 라인업이 나쁘지 않고, 감상해 보면 영화 자체도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물론 배달의 민족으로 만들어 음식에 관한 이야기가 들어있지만 그것이 방해라기보다는 영화를 더 풍성하게 만들고 식욕을 돋우기에 충분하다.
배민이 이런 마케팅을 할 줄 몰랐기에 이런 시도 자체가 좀 새롭고 뜻밖에 기쁘기도 하다. 독립영화계에서 주로 활동하는 분들이 출연하는데, 최근 조현철 배우는 넷플릭스 드라마 D.P.로 대박을 터뜨렸다.




<나이트 크루징>
배우 조형철이 출연하는 단편영화에서 우연히 길거리에서 만난 과거 알고 지내던 남녀가 쌀국수 푸드 트럭을 찾아 밤새 헤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푸드트럭이 흔치 않아 그나마 서울에서는 찾을 수 있지만 지방에서는 이런 푸드트럭이 사라진 지 오래다 보니 안타깝다.
오히려 미국은 이런 푸드트럭이 활성화돼 있지만 나도 뉴욕에서 몇 번 사먹으려다 포기한 적도 있다. 아직도 벤치에 앉아 식사를 하기에는 나는 마인드 자체가 뉴요커가 아니기 때문에 뉴욕에서도 늘 식당 안에서 먹었지만 거리에서는 간식 말고는 다른 것을 먹은 기억이 없다.
겨울철 따뜻한 쌀국수만큼 영혼을 위로하는 것도 없지만 요즘은 한국에도 베트남 이민자들이 많이 와서 그런지 쌀국수를 아주 맛있게 하는 곳도 많이 생겼다. 나는 호치민에 여행 가서 몇 번인가 먹어 보았지만, 확실히 본토의 쌀국수 맛은 정말로 좋아한다.
<맛있는 엔딩>
손수현 배우가 나오는 이 작품은 수험생 때 만나 연인이 된 남녀가 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매우 짧지만 임팩트 있게 그리고 있다. 특히 미대 입시라는 나름대로 독특한 입시를 통과한 젊은이들의 사랑 이야기여서 더욱 와닿았지만 뭐니뭐니 해도 전형적인 남녀 간의 로맨스를 그려냈기 때문에 색다른 점은 없었다.
그래도 처음 사귀게 된 떡볶이라는 소재가 매력적으로 느껴졌고, 나는 송수현 배우가 연기하는 건 처음부터 처음 봐서 자세히 보면 확실히 아오이 유우 느낌이 든다. 본인이 그렇게 스타일링 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 비슷하기도 하다.
<좋은날>
부모 입장에서 볼 수 있었던 영화로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나와 더욱 감칠맛 나는 생활연기를 보여준다. 특히 말다툼을 하던 친구 둘이서 한강에 가서 라면을 먹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부모는 자식이 커서도 늘 신경 쓸 수밖에 없는 존재이기에 그런 삶의 굴레가 라면처럼 꼬불꼬불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온라인으로 이 영화 사진을 보다 갑자기 보고 싶어져 바로 감상하게 된 일본 영화 남극의 셰프 blog.naver.com 세 작품은 모두 음식을 소재로 영화를 다루지만 세 음식 모두 값비싼 음식은 아니다. 베트남의 쌀국수 떡볶이 그리고 한강의 라면까지 모두 서민이라면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랄까. 나는 한국의 도시에서는 살아본 적이 거의 없기 때문에 배달의 민족이나 요기요 등의 배달 앱을 사용해 본 적은 없지만 도시에서 살고 있다면 아마 자주 이용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러고 보니, 나는 유럽이나 미국을 비행할 때, 호텔에서도 「우버 딜리버리」나 「도어 대시」와 같은 배달 앱을 이용한 적은 없다. 뭔가 나는 내가 직접 나가서 먹거나 사와서 먹는 게 편하고 누가 배달해주는 게 나태하게 느껴진다고나 할까.
뭔가 특정한 목적의식이 담긴 기업 프로모션 영화이긴 하지만 나름대로 볼만한 옴니버스 단편집 맛있는 영화
겨울에는 그다지 보기 좋은 영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