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행 항공권 편도 185만원 하락, 고물가에 유학생들 한숨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한 대학에서 영화를 공부하기 위해 유학을 결정한 석모 씨(31)는 출국을 위해 직항 티켓을 구입했다가 깜짝 놀랐다. 편도 항공권 요금이 185만원에 달했기 때문이다.석씨는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비행기 티켓 가격이 급등한 것 같다”며 “미국 내 물가가 많이 올라 우버를 한 번 타면 5만원은 기본적으로 나온다는 게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학생 비자로 미국에 체류하는 사람들은 공식적으로 일을 할 수도 없어 유학생들의 부담이 더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 12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 미국 로스앤젤레스행 항공편 탑승 정보가 표시돼 있다./뉴스1) 미국 유학생들의 걱정이 깊어지고 있다. 운항 횟수 부족과 유가 급등으로 비행기 티켓 가격이 급등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 안팎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적 부담이 커지자 유학생들 사이에서는 유학을 결심한 것 같다는 후회 섞인 한숨도 나온다.12일 한 항공권 가격비교 사이트에서 다음 달 15일 인천에서 미국 뉴욕으로 가는 가장 저렴한 직행편도 항공권은 244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해당 항공권의 유류할증료는 32만5000원이었다. 같은 시기 인천에서 LA까지 직행 편도 항공권은 최저가가 175만원대였고 유류할증료가 26만7300원이었다. 이 항공권은 2019년 8월 당시에는 100만원 안팎에 구입할 수 있었다.항공업계는 공급 부족과 유류할증료 상승으로 비행기 티켓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에서 운항 횟수를 풀어주지 않아 수요 대비 공급이 적은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며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에 비해 운항 횟수가 20% 수준으로 감소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가 상승으로 유류할증료도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40만~50만원 높아졌다”고 말했다.계속 오를 미국 내 물가와 환율도 걱정이다. 건축학을 공부하기 위해 미국 유학을 결정한 김모 씨(32)는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미국의 월세와 물가로 생활비 계획을 수정했다. 김씨는 “물가도 오르고 생활비도 걱정이지만 지금 대부분 월세도 올라 지출계획을 모두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높은 물가와 환율이 지속되면 유학생들로서는 정말 암담하다”고 하소연했다.원·달러 환율은 이달 5일 1311.5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1300원대를 기록하고 있어 유학생들의 부담이 큰 상황이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를 웃도는 것은 1997년 외환위기, 2001년 신용카드 사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어 드문 일이다.미국 LA의 경우 방 하나, 거실이 딸린 월세가 지난해 말 2500달러(297만5000원)에서 최근 2700달러(351만원) 수준으로 올랐다. 월세 상승분과 환율을 고려하면 17.9%(원화 기준) 정도 오른 셈이다. 학기당 3만2000달러에 이르는 학비도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3808만원에서 4160만원으로 7개월 새 352만원(9.2%) 올랐다.미국은 역대 최고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지난 5월 8.6%를 기록했는데 이는 40년 만에 최고치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유가가 일부 하락했지만 곡물 등의 가격을 봤을 때 미국의 인플레이션 국면은 1년6개월에서 2년 정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원·달러 환율도 무역수지 적자와 외국인 자본 유출 등으로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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